네. 현직입니다.
테크니컬 커리어로는 나름 쉽지 않고, 레어(?)한 커리어를 갖고 있는 편이고요. 그래도 꾸준히 한우물을 15년 이상 팠네요. 이 시장도 성장을 해야겠지만, 저도 뿌리가 깊고, 굵짉하고 높이 솟은 나무가 되길 바랍니다.
잡설이 길었습니다.
인텔의 서사에 아주 깊은 관심이 있습니다.
알상무님이 인텔에 대해서, 반도체에 대해서 문과적 시선으로 그 역사를 정리해주신 영상도 잘 봤고요. 태클이 아니라, 아주 잼있게 봤습니다.
인텔은 왜 몰락했나.
시장은 그냥 CEO의 헛발질, 이런저런 이유들이 많지만, 근본적으로 기술력이 뒤쳐졌습니다.
TSMC가 파운드리 사업을 만들고, 세계 공정 기술을 선도하는 업체이지만,
그 인텔은 세계 1위의 반도체 회사로 군림할 때, AMD가 팹리스를 선언하고, TSMC가 파운드리 산업을 만들 때도, 꾿꾿하게 자사 제품 개발과 자사 제품만을 위한 세계 최고의 공정 기술을 모두 가져갔었죠.
왜냐. 그냥 top이니까. CPU 설계 기술도 좋았고, 제조공정 기술도 좋았습니다.
언론에서 EUV~EUV~ 노래를 불렀던 적이 있었죠.
EUV 기술은 반도체에서 하나의 획을 그은 기술이 맞습니다.
그 장비 덕분에 tech가 더욱더 작은 트랜지스터를 만들 수 있게 된거니까요.
UV는 자외선. 자외선이란, 가시광선, 즉, 눈에 보이는 빨주노초파남보에서 빨간색에서 보라색으로 갈 수록 빛의 파장이 짧아지는데, 보라색(자색)의 파장보다 짧아서 눈에 보이지 않는 단파장 영역의 빛을 얘기합니다. 그래서 자외선이죠. 보라색 바깥의 영역. 반대로 빨간색보다 파장이 길어서 눈에 보이지 않는 빨간색 바깥 영역의 적외선도 있습니다.
반도체의 여러 공정 중에서 노광 장비를 가지고 만드는 과정이 있고, 이 노광장비가 빛의 파장을 가지고 트랜지스터를 만들게 되는데요. 이걸 파장을 짧게 할 수록 더 작은 트랜지스터를 만들 수 있는겁니다. 근데, 파장을 짧게짧게 더 짧게 가져가다가 기술적 한계에 부딛혔죠.
기술이 Extreme UV 영역에 도달하게 됩니다.
반도체 제조기술은 이거저거 다 자르고, 아주아주 쉽게 비유를 한다면 사진 현상 같습니다.
현상된 필름(원본)을 가지고 인화지에 필름을 인화하면, 한장의 필름으로 여러장의 원하는 크기의 사진을 만들어낼 수 있는데, 반도체도 마스크 패턴을 가지고 실리콘 웨이퍼에 패턴을 깎고 자르고, 덧 씌우면서 트랜지스터를 만들어내는거죠.
이 노광장비를 만드는 회사는 몇 군데가 있었는데, 이젠 누구나 다 아는 네덜란드의 ASML, 그리고 일본의 캐논과 니콘이 있었습니다. 네 여러분이 잘 아시는 카메라 회사 캐논과 니콘이 맞습니다.
물론 3회사 모두 EUV 기술에 도전하고 있었고요. 인텔은 니콘의 노광장비를 메인으로 사용 중이었습니다.
ASML, 니콘, 캐논 모두 막대한 돈을 쏟아부으며 EUV 노광장비 기술에 파고 들었었는데, 니콘과 캐논은 이런저런 한계로 거의 포기하는 과정으로 진행이 되고, ASML은 '아 씌, 조금만 더 하면 될꺼 같은데. 돈이 딸린다.'는 중간 결론에 도달합니다. 그래서 반도체 제조기업들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요청하게 되죠. 여기에 TSMC와 삼성이 같이 함께 어깨를 걸어줍니다. 신의 한 수였죠. 인텔은 니콘 캐논이 안된다고 했는데? 라는 식으로 참여를 안했고요.
그로부터 몇 년 후, ASML이 '와.. 이게 되네...' 한 순간에, 인텔의 몰락이 시작된거죠.
ASML의 얼마안되는 초도물량은 아주아주 당연하게도 TSMC와 삼성에게 우선 배정이 되었고, 한두달이 아닌 2년 가까운 시간동안 TSMC와 삼성만이 EUV 장비들을 받아갔습니다.
기존UV 장비로는 한계에 부딛힐 뻔한 반도체 제조공정이, TSMC와 삼성은 5nm 이하 공정까지 순식간에 파고 들어갑니다.
개인적으로 인텔이 아... 이 생퀴들 진짜 망했구나. 싶은 기사는 '인텔의 파운드리 시장 진출' 이었습니다. 일각에선 파운드리가 진짜 돈이 되는 사업이 됐구나, 라고 판단할 수도 있었겠지만, 제가 저 기사를 보고 든 생각은, 인텔 이 생퀴들 자사 공정으로 자사 CPU를 찍기엔 제품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한거구만. 하지만, 7nm 공정은 CPU나 GPU와 같은 초고부가가치 상품을 못 찍을 뿐이지, 여전히 반도체 시장에서 중상~상위급 기술은 맞았거든요. 부가가치가 조금 낮은 회사들의 다른 제품을 찍어서 연명이라도 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였습니다.
작년 3분기에 '우리(인텔)는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상태다.'라는 인텔의 CEO 발언이 언론에 나왔었습니다. 그렇게 세계 시장에서 공정을 선도하고, 그 최고의 공정으로 CPU를 찍어내며 시장의 독보적인 맹주로 존재하던 인텔은 때마침 AI 시장이 활성화되며, GPU로 시장의 방향이 옮겨가고, 공정기술도 뒤처지며, 서서히 계속해서 가라앉을것이라 예상했습니다... 만,
어!?!? 18A????????????? 리본펫??????????????????????????? Power VIA???????????????????????
다음회에 계속.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저도 아직 현직이다보니, 시간이 되면 또 써보겠습니다.
너무 재미있게 잘 읽었어요!!
필력이 살아있네요 ㅎㅎ 인텔의 부활은 과연?🤩